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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범죄' 관련 없다..편견이 만든 공식

명도복지관 2012-08-16 13:37:35 조회수 3,459

정신장애인 범죄율 정상인의 15분의 1 수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8-15 08:51:42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최근 강릉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보복성 범죄임에도 인터넷 등을 통해 정신병자의 흉악범죄로 소문 나는 일이 있었다.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정신질환자 관련 범죄 기사는 최근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 보도만 보자면 정신질환자의 범죄가 상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십상이다. 그런데 정말로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높은 것일까?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알아본다.

◇정신질환자 범죄율 일반인보다 낮아 = 대검찰청이 내놓은 2011년 범죄분석 보고서를 보면 실제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정상인 범죄율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2010년 한 해 동안 일어난 전체 범죄 110만8천307건 중 정상인이 저지른 범죄는 53만2천929건인 반면 정신장애자(정신이상, 정신박약, 기타 정신장애)의 범죄는 4천136건이었다.

2010년 총 인구가 4천858만명이었고, 이중 정신질환경험자(알코올과 니코틴 장애 제외) 수가 전체 인구의 약 10% 수준이라고 본다면 정상인의 범죄율은 약 1.2%에 달하지만,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0.08%에 불과하다.

수치상으로는 정상인의 범죄율이 정신질환자에 비해 약 15배 정도 높은 셈이다. 특히 살인, 강도, 방화, 강간 등의 흉악 강력범죄율은 정상인이 정신장애인보다 약 3배 정도 높았다.

이런 분석은 정신질환과 범죄의 연관성에 대한 다른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대표적 정신질환인 조현병(정신분열병) 환자의 범죄율이 일반인구의 범죄율과 차이가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오히려 노상방뇨나 소란죄 등 경범죄를 제외하고는 일반인구보다 범죄율이 적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강도형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상당수가 순간적이고 우발적"이라며 "범죄의 유형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정신질환의 범죄율이 낮다"고 말했다.

◇언론의 과장 보도.왜곡된 설정이 편견 부추겨 =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어디서 영향을 받아 형성됐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TV나 영화 등 대중매체'라는 응답이 4점 만점에 3.53점으로 가장 높았다.

대중매체가 정신장애인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권위가 2007년 한해 5개 주요 일간지의 기사를 검색한 결과에서는 정신장애, 정신질환, 정신이상, 정신분열, 정신병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기사 약 122건 중 정신질환자와 관련한 국내외 사건 보도가 3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구분돼야 하는 '조현병' =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오해받는 정신질환 중 하나가 조현병(정신분열병)이다. 조현병은 사이코패스와 같은 인격장애 질환이 아니지만 사람들은 흔히 조현병이 불치병이며 위험하고 항상 괴상한 행동을 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조현병 환자와 한 사회에서 같이 일하면서 살 수 없다고까지 한다.

이런 오해와 편견은 조현병 환자를 점점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또 질환을 숨기고 치료를 방해해 사회적응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오해는 쉽게 사라지기 어렵다. 지난해 국격 논란을 불러일으킨 베트남 신부 살인사건, 최근 친아버지를 살해한 40대 남성도 조현병 환자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또한 잘못된 치료환경의 탓이지 조현병환자의 일반적 특성은 아니라고 말한다.

베트남신부를 살해한 남편은 약 먹는 모습을 보이면 신부가 자신의 병을 알게 될까 봐 약을 먹지 않아 병이 재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친아버지를 살해한 경우는 강제입원이 반복되고 아버지가 자신을 모욕하는 발언을 계속한 것이 주 원인으로 조사됐다.

두 사건 모두 조현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치료를 어렵게 해 사건이 발생한 경우다.

조현병은 꾸준한 약복용이 재발을 막고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치료인데 병에 대한 편견이 두려워 약을 먹지 않거나 병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가족이 환자를 무시하고 병원에 가둬두려고만 해서 생긴 참상인 셈이다.

◇조현병, 무엇보다 초기 치료가 중요 = 조현병은 병원에 입원하거나 매일 약을 먹지 않고도 치료 가능하다. 입원은 급성기에만 하면 되고 급성기가 지나고 나면 약만 꾸준히 복용하면 된다.

최근에는 한 달에 한번 맞는 주사제도 나와있어 통원관리와 약물순응에 도움이되고 있다. 현재 북미, 유럽, 일본, 대만 등 다른 나라들은 조현병 환자들의 사회복귀를 장려하기 위해 치료제를 권장하고 환자들의 불필요한 입원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정신병동 입원병상수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정신과 병상 수는 2003년 6만6천468명에서 2010년 8만9천559명으로 지속적인 늘어나고 있다. 입원(소)한 환자의 진단명은 정신분열병이 약 55.8%로 1위를 차지했다.

먹는 약을 대체하는 주사제의 경우도 유럽에서는 전체 조현병 치료제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2%에 불과하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국가들은 조현병 관리 시스템의 하나로 장기지속형 약물을 권고하고 일본 정부도 의료수가 외 월 인센티브를 적용해 장기지속형 주사제 처방을 장려하는 추세인데 우리나라는 치료환경부터 다른 셈이다.

강도형 교수는 "조현병 환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라며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보험을 적용해 초기 처방을 활성화하는 것도 선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